본문 바로가기

여행기/미국(서부)

블리즈컨 2018 자선만찬 후기

반응형

어릴적부터 직접 참여해보는 것이 꿈이였던 블리즈컨.

2월에 충동적으로 비행기를 예약하고 7월쯤에 티켓팅을 성공한 뒤, 2018년 11월 1일. 항상 인터넷으로만보던 애너하임 컨벤션 센터에 도착했다. 

메인행사가 시작되기 하루 전이지만 이날부터 입장 뱃지를 수령할 수 있었고, 굿즈를 살 수 있는 샵이 열려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이미 몰려와있었다.

이번 블리즈컨부터는 총기검사를 했는데 나는 공항에서 바로 오느라 캐리어를 들고있었는데 캐리어까지 다 열어서 꼼꼼히 검사를 했다. 

자선만찬은 미국시간으로 11월 1일 오후 여섯시반 바로 옆 건물인 애너하임 힐튼 호텔에서 열린다고 되어있었는데, 안내 메일에도 별 정보가 없어서 자선 만찬 참여자들은 따로 입장권을 받아야하는건지 모이는 장소가 있는건지 알수가 없었다. 참여한 후기도 한국어든 영어든 찾기가 힘들었고.

그래서 그냥 캘리포니아의 햇살을 즐기며 컨벤션 센터에서 사진을 찍다가 일찌감치 자리 잡고 장사 중인 푸드트럭으로 가서 간단히 점심을 먹고 힐튼 호텔 내에 있는 스타벅스에서 시간을 때웠다. 스타벅스 내에는 블리즈컨 입장 뱃지와 참가 기념품(구디박스)를 수령한 블리즈컨 참여자들이 엄청 가득했다.

아 그리고 내 옆에 앉은 사람은 우분투가 메인으로 설치된 노트북을 들고 뭔가 코딩을 하던데 .. 뭔가 멋있어보였다 ㅋㅋㅋ 나도 코딩할일 있으면 카페가서 해야지라고 생각했다.



한 여섯시 이십분쯤? Pacific Ball Room AB (애너하임 힐튼 호텔 2층 거의 전체였다.)에 올라가니 자선만찬에 참여하기 위한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었고 참여 접수를 받는 테이블이 준비되어 있었다. 여기서도 입장 뱃지를 발급받을 수 있었는데 나는 이미 컨벤션 센터에서 발급받아서 자선만찬용 입장뱃지와 손목팔찌, 오프닝 클로징 세레머니 예약석에 대한 안내장만 받았다. 

자선만찬 입장뱃지도 블리즈컨 입장뱃지랑 같은 목걸이에 달아줬는데 오프닝, 클로징 세레머니 때 이걸 보여주면 예약석에 앉을 수 있는거였다.

이후의 얘기지만 예약석에 앉으려고해도 인기 있는 스테이지에서는 줄을 서야했기에.. 그다지 의미는 없었다.



여섯시 반이 되자 행사장 문이 모두 열리며 우르르 입장했다. 행사장 가운데에는 디제이가 EDM을 틀고있었고, 차려입은 웨이터들이 음식과 음료를 들고 돌아다니면서 입장객들한테 권했다. 푸른 조명에 시끄러운 노래만 아니면 미드 같은데서 보던 사교파티장이랑 완전히 똑같았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미국땅을 밟은지 몇시간도 채 안되었는데 심지어 한국에서도 이런 호텔에서 열리는 파티에 참여해본적이 없었는데 당황스러웠다.

사실 혼자서 이런 만찬을 가기로했을때부터 이런 분위기에 혼자 덩그러니 있을 것을 어느정도 예상은했었지만 이땐 장시간의 비행에 별생각없이 멍한 상태였어서 더더욱 준비가 안된상태였다.

일행이 있는 사람들은 일행들과 같이 테이블에 둘러앉아 이것저것 음식을 가져오기 시작했다. 나는 혼자서 4인 테이블에 앉아도 되나 고민하다가 일단 음식부터 받아오기로했다. 호텔 뷔페식이였는데 웨이터가 직접 썰어주는 로스트 비프와 연어 스테이크 빵을 조금 받아서 눈치좀 보면서 4인 테이블에 홀로 앉았다.



앉아서 음식이나 먹으려고할 때 갑자기 누군가가 나한테 말을 걸어왔다. 그리고 내 테이블에 합석해도 되냐고 물어봤다. 나는 너무 반가워서 당연히 그러라고했다.

그는 나보고 스타크래프트를 플레이하냐고 물어봤고, 나는 당연히 1,2 둘다 엄청 많이 플레이했고 브루드워는 내 블리자드 첫게임이라고도 했다. 그러자 그는 매우 좋아하면서 자기가 스타크래프트2 디자인 팀에 있는 Ryan이라고하며 자신의 네임태그를 보여줬다. 나는 그제서야 블리자드 직원이냐고 물어봤고 그가 맞다고한 뒤 엄청 기뻐했다. 블리자드 개발자랑 그것도 스타크래프트 개발자와 대화를 한다는게 꿈만 같았다.

주종족이 뭐냐 이스포츠는 자주보냐 스타크래프트 말고 다른게임도하냐 이런저런 게임 이야기를 쭉하다가, 나는 한국에 있는 대학교에서 컴퓨터 엔지니어링 하고 있으며 언젠가 블리자드에서 일해보는게 꿈이라고 했더니 정말이냐고 되게 좋은 꿈이라고 했다. 그리고는 자신의 개인 이메일을 나에게 알려주며 블리자드 취업관련해서 물어볼게 있으면 언제든 연락하라고 했다. 그리고 자신이 블리자드에 취업하게된 스토리를 말해주었다.

그는 GameHeart 라는 스타크래프트2 이스포츠 관전용 인터페이스 모드를 만들어서 상을 받고 2개월쯤 후에 앨런 다비리에게서 블리자드에 오지않겠냐는 이메일을 받았다고했다.

그리고 나는 기술쪽이니 자신의 보스(스타크래프트2 리드 디자이너)가 기술쪽으로는 자신보다 더 잘알거라면서 그를 내 테이블에 데려와서 내가 컴퓨터 엔지니어링 하고있으며 블리자드에 취업하고싶어한다고 소개해주었다.

그의 이름은 크리스 리 였던거 같은데.. 어쨌든 그는 같은 리 라고 반가워하며 악수를 청했다. 그리고 진지하면서도 유쾌하게 블리자드 입사 팁을 이것저것 알려주었다. 그리고 자기는 입사하기 위하여 다섯번이나 면접을 봤다고 실패하더라도 계속 도전해보라는 말을 들었다.

이후에 전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 다른 블리자드 팬 등등 여기저기 합석도하고 돌아다니면서 정말 많은 얘기를 했다. 내 영어실력이 부족해서 많이 대화를 따라가지는 못했지만.. Ryan이 자신이 아는직원이 지나가면 항상 내 소개를 해주며 취업 조언을 좀 해달라고했고, 그럴 때마다 블리자드 직원들은 나에게 자신만의 팁을 하나씩 주었다. 



아 그리고 블리자드 직원들이 이것저것 진지하게 얘기해주는데 그 앞에서 차마 음식은 못먹겠고 ㅋㅋㅋ 하도 안먹고있으니 웨이터가 치워줄까? 물어봤는데 괜찮다고하고 그때서야 먹어치웠다. 스타크래프트 기념 맥주도 받았는데 향이 참 좋았다. 그리고 내가 드디어 한접시를 비웠을때는 뷔페는 이미 다치워져있었고 대신 디저트가 채워져있었다. 호텔 뷔페... 거의 먹어보지도 못했다 ㅜ 



열시반쯤 되니 거의 끝나는 분위기가 되어가고.. 돌아다니다가 친해진 스페인계 미국인 부부 Christin 과 Bobby와 기념사진을 찍었다.

Bobby는 한국인 친구들이 4명인가 있다했었는데 그 친구들이 소주 부심이 강했나보더라 나는 소주 별로 안좋아한다니까 안믿는 눈치였다. Bobby가 술대결을 하자해서 술을 진탕 먹었다. 귀한 양주 공짜로 실컷 먹을 수 있었다.



퇴장하면서 받은 블리즈컨 2018 기념 원화. 친필싸인이 들어가있었다. 너무커서 내가 들고온 캐리어에 안들어가서 캐리어를 또 하나 사버렸다.



자선만찬이 끝난후 Chritsin & Bobby 부부를 따라 갔던 Wowhead  파티.

클럽이긴 클럽인데.. 블리자드 게임 영샹이 틀어져있다 ㅋㅋㅋ 히오스 대회 영상 앞에서 춤을 춘다.

숙소에 돌아가야했기에 오래 있진 못했지만 여러모로 신기한 경험이였다.


반응형